어떤 이유에서인지는 -단순한 실수였는지, 어쩌면, 그런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, 아주 어쩌면, 어떤 편집상의 의도였는지- 몰라도, 미국의 일본근대사 연구자인 해리 하루투니언(Harry Harootunian)의 저서 "History's Disquiet"의 한국어 번역(『역사의 요동』)에는 원본에 있던 한 단락의 인용이 빠져있다. 책의 본문이 시작되기 전, 서두에 가장 먼저 실어놓았던 포르투갈의 시인이자 소설가 페르난두 페소아의 "Book of Disquiet"(영문제목)의 일부. 책 제목을 "History's Disquiet"으로 지은 것으로 봐서도, 이 인용이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. 암튼 이 책 갖고 세미나 해야 했던 적이 한 번 있어서 몇 년 전에 번역해서 올렸던 것, 찾아서 올린다.

그리고 난 이 계기 때문에 페소아를 알게 됐는데, 그러고 나서 나중에 루시드 폴 홈페이지 글을 읽다가 보니, 스위스에서 공부하던 시절 리스본에 갔다가 친구가 추천해줘서 페소아가 자주 가던 카페에도 가고, 페소아의 책도 한 권 샀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. 역시 폴은 풍부한 문화적, 지적 토양 위에서 자란 듯?^^ (4집이 좀 맥빠지긴 했었지만, 그래도 폴은 여전히 좋으니까-) 암튼 그저 한 단락 뿐이었지만 이 단락을 읽고 나서 페소아란 사람이 궁금해져서 그의 책이 한 번쯤 읽어보고 싶어졌는데, 아직 한국어 번역본은 없는 듯.




Translated by 金숲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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